빠흐띠 : 세개의 플랫폼

지금 작업중인 나의 크롬 탭을 보니 빠띠, 가브크래프트, 카누 3개가 있었다. 1년간 이런저런 여러가지 실험을 하며 빠흐띠 팀이 모은 세가지 조각이다. 사람과 사람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상호 존중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관계를 맺게 할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다. 그럼으로써 내가 사는 세상에 더 나은 더 많은 민주주의를 퍼트릴지에 대한 빠흐띠 팀이 내놓는 답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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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워크, UFOfactory 합병도 어느 정도 자리 잡아가는 시점이고. 빠흐띠도 1년간의 실험을 정리하고 이제 본격적인 프로덕트 개발, 본격적인 마케팅, 본격적인 컨텐츠 및 커뮤니티 발굴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기능의 강약도 없고, 컨텐츠 발굴도 없이 빠흐띠 팀은 개발자들만 모여 실험해 보고 싶은 건 다 해 본 한 해였다. 카누는 두번 만들어봤고 (앱까지 치면 3번인가?), 빠띠는 우리가 아는 모든 서비스를 다 흉내내 보았고, 가브크래프트는 나는 알아야겠당, 국회톡톡 등으로 여러가지 접근을 실험해 보았다.

아직도 난 민주주의 플랫폼을 기획하고 개발할때 두근거린다. 이 두근거림만으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순 없겠지만,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끼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나씩 해 나가고, 그 네트워크가 함께 세상을 바꾸면 좋겠다. 오늘도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살고 싶다. 그게 내 사심.

관악산에 올랐으니 후지산에 도전하자

UFOfactory를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몇 년 고생한 후에 문득 든 느낌은. 에베레스트산에 올라야겠단 거대한 목표가 있었던건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관악산 정도를 등반했구나 싶다. 그리고 여기까지 오른 이 산에서  내려가 다시 한번 등반을 한다면 한라산이나 백두산, 후지산 정도는 단번에 오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새로운 목표를 그렇게 세워 보기로 했다. 아무 것도 없던 시절 그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도전하기로 했다.

빠흐띠는 개발합니다, 민주주의를

 

UFOfactory의 슬로건은 ‘우리는 개발합니다, 소셜임팩트를 ( UFOfactory develops social impact)’이었습니다. 덕후들에게 잘 알려진 왈도체 스타일로 만들었죠. 빠흐띠는 소셜임팩트 중에서도 민주주의만을 다루는 소셜벤처이자 개발자 조합입니다. 빠흐띠의 슬로건은 “유쾌한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드는 개발자 조합 빠흐띠”이고, 영문으로는 “Parti develops democracy”라고 표현합니다.

민주주의를 개발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빠흐띠는 민주주의가 기술을 통해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개발자들의 조합입니다. 우리는 시스템과 문화를 바꿔내는 기술의 힘에 집중합니다. 이제 와서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터넷은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에서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계속해서 바꿔 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제가 중학생 시절 피씨통신을 접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테고, 지금 만나는 사람의 대부분을 만나지도 못했을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떤 대학에 입학했는지가 누군가의 전문성과 앞으로 만날 사람을 결정합니다만, 인터넷이 그 기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는 중입니다.

빠흐띠가 더 민주적으로 바꾸려는 시스템과 문화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발언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수다를 떨고, 그 힘으로 행동에 나서는 과정입니다. 작은 조직에서부터, 한국 사회의 공론장에 이르기까지, 더 민주적인 시스템과 문화가 필요한 곳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몸담는 팀에서부터 국회나 행정부, 언론과 기업 등등에 이르기까지 제한이 없습니다. 이 모든 곳에 발언하기, 공감하기, 수다떨기, 함께 행동하기를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빠흐띠의 작업을 단순하게 말하면 발언하기, 공감하기, 수다떨기, 함께 행동하기를 새롭게 정의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기입니다. 작은 팀 내부의 소통은 ‘카누‘를 통해, 시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광장은 ‘빠띠‘를, 그렇게 모인 힘을 국회나 더 나아가 행정부, 기업에 전달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은 ‘나는 알아야겠당‘과 ‘국회톡톡‘의 실험을 거쳐 ‘가브크래프트’를 만들 예정입니다만, 이 작업들의 본질인 ‘민주주의를 개발한다’의 의미는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민주적으로 개선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보급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더 나은 민주주의”가 무엇인가가 우리에겐 중요합니다. 어떻게 발언하고, 어떻게 공감하고, 어떻게 수다를 떨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1과 0이 분명한 코드로 만들어 시스템에 반영해야 하니까요. 다음엔 우리가 적용하려는 “더 나은 민주주의”의 이미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로서는 이 이미지들이 가리키는 곳이 매우 흥미로운데요. 함께 공감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누가 대신 하면 좋겠구먼

나도 모르게 요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누가 대신 하면 좋겠구먼”이다. 나 말고 누가 대신 좀 해 주면 좋겠는데, 그러면 나는 안 해도 될 텐데. ‘어쩌다 나는 이러고 있는겐가’와 ‘이게 내가 해도 되는 일인가’란 생각을 많이 하는게다.

잘 하는 일, 좋아하는 일, 인정받는 일을 해야 한다는 잘 알려진 이야기로 분석하면.. 잘 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인정을 받지도 못하면서.. 막상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좋아하는 일인가 싶은 걸 하는 느낌의 느낌이다. 능력도 부족하고, 사람들을 끄는 매력도 부족하고, ‘이봐 이거 진심이야?’라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을때 긴가 민가한 게지.

그럼에도 내 판단에는 중요한 일이라.. 누군가가 하기는 해야 하는 일이라서.. 이를 어쩌나 하면서 안 할 수 없어서 ‘이런 나라도’라고 위로하며 하기는 하는데.. 힘들다기보단 미안하고 민망할 때가 많다. 중요한 일을 이런 내가 하다 보니 결과도 잘 못 내고 괜히 민폐만 끼치는것 같아서.

최근 들어서 “능력/진심/매력” 하려는 일이 가진 무게에 비해 이 세가지가 모두 턱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러나 어쩌랴. 아직은 나나 우리 말고 하는 이들을 찾기 어렵고. 그러니 어쩌랴. 부족해도, 인정받지 못해도, 때론 스스로가 가짜 같아도 더 잘하는 사람들 나타날때까진 그냥 할 수 밖에. 그렇게 모른 척 뭉게고 견디고 가는게 내 역할, 내 진심, 내 능력일지도.

그래도 언젠간 정말 잘 하는 사람들이 짠 나타나서 세상을 멋지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나 아닌 누군가가.

[up.parti.xyz] 시민들이 법안 발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앞서 적은 글에서 빠띠팀은 대중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상상하고 실험 중이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어떤 실험을 했는지 이야기해 볼까 하는데요. 가장 최근에 저희가 해 본 실험과 결과는 ‘시민들은 법안 발의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입니다.

업빠띠를 통해 ‘GMO완전표시제’를 추진하는 가칭 프로젝트 정당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GMO완전표시제’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추진할 지를 하나 하나 따져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GMO완전표시제’를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의 차이처럼,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에 모두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다른 해당 분야의 활동가나 전문가분들이 계시더라구요. GMO표시를 할 대상 작물의 범위, non-GMO 표시를 허용할지의 여부, 의도치 않게 혼입된 GMO작물의 비율을 몇%까지 허용할지 등.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를 현실 법으로 바꾸려면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는 세부 쟁점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쟁점을 정리해 시민들, 혹은 당원들이 결정하도록 투표를 열었습니다. 투표 결과를 모아서 발의를 진행할 의원에게 전달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쟁점사항의 결정들까지도 시민들의 참여를 열어두는 것. 그게 가능할까 실험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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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쟁점을 들여다 보면 이해하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non-GMO, 비의도적 혼입치라는 말도 익숙치 않은 단어들이었죠. 그래서 전략이 다른 전문가분들을 모셔서 쟁점별로 핵심 주장을 주고 받는 영상을 만들고, 글로 옮깁니다. 개인적으로 영상을 통해서 저도 몰랐던 쟁점과 서로 다른 전략들이 나오게 된 이유들을 알게 되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GMO완전표시제’라는 이슈를 한두단계 더 깊이 알게 된 느낌이 들었달까요. 그 상태에서 쟁점별로 열려 있는 투표에 내 한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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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토론이 이제까지 본 투표와 다르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입씨름만 남고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하는 토론만 봤는데,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세부 쟁점’, ‘세부 전략’을 놓고 토론한 후에 당원과 시민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 생산적이고 협력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3자가 보았을 때에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조차도 작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협력하지 않는 상황이 우리 사회에선 흔한 일이었는데. 그 상황을 전문가들의 토론, 시민들의 투표라는 형태로 해소할 수 있겠다라는 힌트도 얻었습니다.

업빠띠를 통해 “시민의 정책 발의 과정 참여”를 실험한 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큰 목표뿐만이 아니라 이슈의 세부 쟁점을 투표와 토론으로 시민들이 결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결정사항을 받아 법안의 내용을 결정합니다.
  2. 세부 쟁점을 결정하는 과정에 필요한 지식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주장을 펼치게 합니다. 시민들은 이 주장을 보며 지식을 얻고 목표가 구체적인 법안으로 변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쟁점별로 시민들 간의 토론도 열어 놓습니다.
  3. 목표는 같지만 쟁점별로 전략이 다른 전문가들간이 펼치는 토론은 유익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긍정적인 토론과 합의의 경험들이 더 많이 필요한데, 목표가 같은 전문가들 간의 토론이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당원들이 직접적으로 더 참여하길 바라는 정당이라면 반드시 이 글에서 언급된 방식을 도입할 것 같습니다. 빠띠도 이 방식을 다듬어 보려고 합니다. 함께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알려 주셔요.

[up.parti.xyz] 대중이 참여하는 정치, 무엇을 상상해 볼까요?

빠띠팀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민이 정치에 어디까지 참여할 수 있는가”란 질문을 “한국”이란 상황에 대입해 실험하고 답을 찾는 팀입니다. 더 넓게 더 깊게 시민들이 현실 정치에 개입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막상 그렇게 만들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의 상상력도 넓어져야 하고, 실제로 구현했을 때의 벌어질 이슈들도 깊게 파고 들어 확인하는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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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빠띠(http://up.parti.xyz)는 ‘대중이 주도하는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한 여러 상상들’을 캠페인이란 방식으로 실험하는 빠띠팀의 3번째 메인 프로젝트입니다. ( 그동안 캠페인 방식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다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빠띠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거대하고 공고한 시스템에 ‘바늘꽂기‘하는 심정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저 끝까지 연결된 구멍을 하나 내어 들여다 보는게 목표입니다. “시민들의 필요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현실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까지 어떤 난관이 있고, 어떤 해결책으로 돌파해야 할까?” 그것이 우리의 물음이고 도전입니다.

6월 7일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여러 작업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을 시민이 정하도록 했고, 그 후엔 시민들이 만드는 프로젝트 정당이란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현재는 GMO 완전표시제 이슈의 법안 내용에 들어 갈 쟁점을 토론하고 시민들이 결정하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이 실험들 하나 하나가 “우리가 정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일”과 “실제로도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의 목록을 늘리는데 기여하도록,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려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도 해 볼 꺼리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꺼리들을 하나씩 구현하면서 우리가 어떤 상상을 했는지 설명도 해 볼까 합니다. 우리의 이 상상에 많은 분들의 피드백이 덧붙여지기를 기대합니다.

빠띠 – 아고라, 블로거뉴스, 카페와 뭐가 다른가요?

“아고라, 블로거뉴스, 카페와 뭐가 다른가요?” 빠띠를 시작한 후에 여러 사람들이 팀에 물어오는 질문입니다. 재미있게도 빠띠 팀의 경력을 알지 못하는 분들도 이런 질문을 합니다. 서비스를 볼 때 비슷하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드는가 보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그럴때 제가 주로 하는 답변이 있습니다. “일을 하는 조직이 다릅니다”입니다. 이 부분을 저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빠띠가 지향하는 바는 “공공의 가치를 지향하는 시민참여플랫폼 혹은 정치플랫폼을 개발하는 프로페셔널하면서도 독립적인 전문가 집단”입니다. 좋은 개발팀을 만들고, 이 팀이 협력할 여러 전문가 집단들을 만나고,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서비스와 플랫폼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깁니다. 어쩌면 플랫폼이 나오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정치 플랫폼이란 주제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한국이라는 상황에서는 더욱 힘든 일입니다. 예전의 아고라나 블로거뉴스 등의 여러 서비스들이 내어 놓지 못한 답을 빠띠 역시 바로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전의 서비스보다 더 나은 점이 무엇인가를 물어보는 까닭이 여기에 있음을 잘 압니다. 한편으론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을 공기처럼 사용하는 시대에 정치란 어떠해야 하고,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데 인터넷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독립적인 개발 전문가”들의 답은 무엇인지 찾아낼때까지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빠띠는 그런 “독립적인 시민참여 및 정치 플랫폼 개발 전문팀”이 되려고 합니다. 농담처럼 “10년은 걸리겠지요”라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만, 그래도 올해 안에 플랫폼을 1차로 완성하고, 내년엔 본격적으로 달려는 보려 합니다. 코어 개발팀원이 아님에도 이미 많은 분들이 여러가지로 함께 하고 있기에, 생각보다는 빨리 답을 찾겠다는 기대도 합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물론, “뭐가 다른가요?”에 대한 답도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우리의 고민이겠지만, 그것들도 하나씩 빠띠 미디엄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