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민주주의, 공공재 그리고 빠띠

벌써 5월의 중순입니다. 한달의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동시에 1년의 절반이 다가옵니다. 올 봄에 빠띠는 앞으로 2년간의 로드맵을 그렸고, 차근차근 목표들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의 빠띠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한 실험과 민주주의 문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확산”에 집중했습니다. 2018년부터 빠띠는 플랫폼과 방법론을 정리하고, 알맞게 팀을 구성하여 목표 하나씩 집중해 성과를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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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플랫폼 협동조합, 민주주의 활동가 협동조합의 설립

협동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지난 블로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구체적인 계획’과 ‘나도 참여할 수 있는가’를 물어주셨습니다. 여러가지로 감사합니다. 빠띠는 초창기부터 협동조합 설립 구상을 꾸준하게 이야기해왔습니다. 오늘 보내 드리는 글에는 빠띠가 협동조합을 택한 이유 하나를 정리하면서, 함께 생각할 거리를 나누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인터넷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저는 정보를 공유하고 집단의 지성을 모아내는 인터넷의 특징을 활용해서 “세상을 더 민주적인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세상을 더 민주적인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권한의 비대칭, 정보의 비대칭을 활용해서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고 때론 착취하는 세상이 아니라, 권한과 정보를 나눔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모두의 기여로 한두사람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것. 접속 장치만 있다면 시간과 장소를 넘어서 정보에 접속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으로 만들 수 있는 멋진 세상이라고 상상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미디어와 커뮤니티의 전문성을 쌓는 일을 저 개인의 중요한 과업으로 삼았고, 운이 따라서 좋은 팀에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페이스북과 네이버의 독점과 불투명성에 대한 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트위터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자는 운동이 진행되는 등 시대의 흐름도 긍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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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왜 중요할까요?

저는 민주주의를 우리 선조들이 축척해온 공공재를 관리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원을 놓고 경합하는 상황을 정치라고 할때,
민주주의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들이
공공재, 자원 운영과 활용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자신의 생은 각자가 책임지고, 경쟁에서 밀려나도 스스로가 더 노력하지 못했다는 인식은 우리 사회를 우리에게 앞선 세대들로부터 물려받은 ‘공공재’라고 생각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그 생각의 부재는 “공공자원의 운영에 우리가 참여해 본 경험을 통해 해소할 수 있습니다. 부의 양극화, 세대와 젠더 갈등이 심해지는 지금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혁신’이 더욱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인터넷 기술이 민주주의를 혁신하는데 필요한 기반이 되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민주주의는 공공재와 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활용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자원을 활용하는 일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면, 사회 가 전반적으로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인터넷 기술로 민주주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궁극적으로 모두가 공공재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 제가 빠띠를 통해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기술을 만들려는 이유입니다.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기술은 우리 모두의 것이어야 합니다

몇년간의 대격변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혁신하는데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자”는 제안에 많은 분들이 동의합니다. 여기서 한 발짝만 더 나가봅시다.

‘민주주의를 혁신하고 근간이 되는 인터넷 기술’은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요? 지금은 누가 만들고 있을까요?

“민주주의를 혁신하고 민주주의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인터넷을 활용한 기술”은 우리 모두의 것(공공재)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기술은 투명하게 공개되어서 구성원 누구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감시하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합니다.

https://github.com/parti-x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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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빠띠, 이를 위한 도전들

빠띠는 그래서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려고 합니다. 더불어 우리가 만든 플랫폼의 소스를 깃허브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협동조합이 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냥 주식회사를 만들거나, 정부에게 이 일을 그냥 맡겨 둘 수는 없었습니다. 빠띠를 사람들과 함께 소유하고, 빠띠의 작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빠띠의 작업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며 함께 사회의 근간이 되는 기술을 만드는 조직을 만들려고 합니다. 누구보다도 빠띠에게도 더 나은 민주주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 플랫폼을 공유재로 만들기 위한 빠띠

우리의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기반 기술들을 주식회사도 아닌, 정부도 아닌 주체가 운영하는 경험은 아직 많진 않습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 워드프레스 같은 조직들이 지식을 모으고, 모두에게 필요한 오픈소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사이트를 나타내는 이름인 도메인 주소는 ICANN이란 비영리 조직이 조정합니다. WWW을 창시한 팀 버너스 리도 인터넷은 모두의 것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빠르게 독점 사업자가 되는 것이 플랫폼 사업의 핵심이기에, 많은 자금을 모은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큰 이익을 남기는 주식회사라는 구조가 플랫폼 시장의 주류입니다.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기술을 만든 조직이 우리 주변에 그토록 드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투자 이익을 남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기술은 개발되지 않습니다. 젠더 혐오를 막는 기술, 더 나은 토론을 위한 기술이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네이버는 토론을 더 개선하는 기술을 만들기보단 댓글을 닫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장점을 활용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저는 민주주의를 혁신함으로써 우리의 공공재와 자원을 활용하는 일을 통해 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가능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여전히 기술은 소수의 엘리트들과 투자자들이 더 많은 재산을 획득하는 일에 우선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다른 시대가 오리라고 믿습니다. 기술을 활용해 세상을 더 다양하고 풍요로운 곳으로 만들려는 흐름이 생기리라고 믿습니다. 부족한 자원을 바탕으로 기적적으로 생존하는 빠띠지만, 그 흐름 속에서 우리도 자리잡으려 합니다. 빠띠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새로운 흐름이 생기고 그 흐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게 되는 날을 기대합니다.

PS. 그래도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에 빠띠는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문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