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하다

고백하자면.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될때 광장에 있었다, “정략적인 탄핵을 그만 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민주노동당 전단지를 나눠 주며. 2002년 월드컵이 한참일때의 나는 미선이, 효순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고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에 파병하는 것을 반대하며 광장에 나갔고, 노동자들이 분신을 이어나가도록 압박하는데 대해 분노하는 입장이었다. 첫 국제선 비행기를 타 본 건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이 민간인을 학살한 지역에 가서 사죄하러 갔었을 때였고. 그 후로도 정당은 계속해서 진보정당을 지지하지만 몇걸음 더 나가 해적당 같은 정당이 나오길 기대한다. 몇년 전엔 비영리단체나 소셜벤처들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IT 인프라 같은 조직을 만들겠다며 UFOfactory를 만들었고 솔직히 몇년간 무리한 일을 맡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욕도 많이 먹었다. 번 돈도 없는데 돈만 벌지 말고 이제 사회공헌도 좀 하라는 조언도 여러 차례 들었다.

그래도 지난 1년간은 도움을 받아 여유를 누리며 빠흐띠를 통해 일상의 민주주의, 한국의 커뮤니티 문화와 공론장, 정부와 시민이 만나는 영역까지 고민하며 여러가지 플랫폼과 캠페인을 꽤나 많이 만들었다. 인원과 자원에 비해서는 노력을 많이 했지만,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여러 사람에 눈에 띄지도 못했고, 커다란 임팩트도 없었다고 자임한다.

이러고 사는, 그리고 이 정도만큼의 결과밖에 못내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다수의 감수성이 없어서이기 때문일테다. 지난 글에서도 적었지만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 개발까지 했으니 나는 마이너 중의 마이너이다. 다수가 공감하는 지금 가장 중요한 이슈가 뭔지 파악하는 능력이 내게는 없음 정도를 나는 정확하게 안다. ( 이 외에도 괜한 책임감에 일을 너무 벌이기도 하고, 절대적인 역량도 전반적으로 부족했다. )

어쨌든 나는 이런 자신을 인정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앞으로 하려는 나의 상상력을 넘어가는 일은 이 영역에서 하게 될테다. 그게 소박하고 영양가가 계속 없더라도, 다수가 말이 안 된다고 말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게 될 테다. 마음가는대로 하면 그렇게 되니까. 그동안 이런 무감각, 무능력, 마이너함을 감추려 한게 내 잘못인 것 같다. 이 시국에 이런 글이라니 이것만 봐도. 헙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