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축 겸 망상

오늘은 12월 5일. 나의 양력 생일이다. 보통은 음력 생일을 기억하는 수준에서 지나가지만, 올해는 양력 생일이 남다른 느낌이었다. 1976년 12월 5일에 태어났으니, 지금 2016년 12월 5일까지 나는 정확하게 40년하고 하루를 맞았다.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수많은 후회들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잘 구분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보통은 시도하지 않을 일들을 시도하고, 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상황에 떠밀려서 결정하고, 능력이나 여건이 받춰주지 않을 때에도 내가 좀 고생하지 뭐 라고 생각하면서 시도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사서 고생하면서도, 별로 성과없는 일들을, 눈치없이 많이 한 것 같다. 솔직히 안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싶은 마음은 크지만, 별 다른 수도 없었을게 틀림없다.

꽤나 긴 시간을 지내고 난 지금 한편으론 만족스럽기도 하다. 하고 싶었던 것들을 했고,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들을 했으니까. 내가 정리한 나의 버킷 리스트 3/5 정도가 일정 부분 마무리되었다. 커다란 성공을 거두진 못했어도, 여러 우여곡절들을 버텨내며, 지금 이렇게 살아 있구나 싶어 며칠 전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나, 그래도) 이제부터는 내 원래 생각에 가까운 일을, 직접적으로 해야겠단 다짐을 했다. 앞으로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니, 지금까지처럼 “누군가를 돕고 시너지를 낸다”는 스탠스에만 머물러 있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걸 무엇으로 잡을지 원점에서부터 다시 내 안을 검색해 보고 있다. 내 상상을 뛰어 넘는 일이 잡히기를 바라며.

ps. 이런 모색의 계기가 된 “이제부터 10년 뒤에 뭘 한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으냐”고 질문을 해 주신 분께 여기에 감사 인사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