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그 곳엔 플라스틱으로 만든 산호초와 카세트 테이프가 꽂힌 낡은 오디오와 자개장의 문짝 하나를 떼어 만든 듯한 식탁이 있었다. 20년 전에 가요톱텐에서 나오던 음악은 끊임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 모두를 너나 없이 기쁘게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몇 만 년 전에 같은 공간을 뒤덮었던 자욱한 안개와 고요에 빠진 숲 속 축축한 이끼를 보았다. 환호성을 질러대는 술 취한 사람들과 깊은 침묵에 빠진 숲을 동시에 느꼈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 한줄기처럼 인간의 시대 역시 한 순간의 자연 현상이라는 느꼈다. 온몸으로 이 순간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경이를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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